장맛비
김숙경(Stella)
잊어 버릴 수 없던 그 사람이
몸 구석구석을 파고 들었다
피가 거꾸로 돌던 날
죽고 싶었던 날
폭우가 쏟아지듯 두렵고 무서웠다
또각또각 가는 시간 속에 긴 장맛비도 떠나고
시원한 빙수를 먹었던 날처럼
칙칙하고 끈적이던 가슴이 후련해진다
사는 것이 다 그런거라고
'비가 오면 짚신 장사가 울고
햇살 내리 쬐면 우산 장사가 울고'
장맛비에 산 사태로 모두를 잃었던 사람
두 주먹 불끈 쥐고 거꾸로 돌던 피를 잠재우던 그 날
잊으려해도 잊을 수 없었던 그 날
장맛비는 내 기억의 동산을 모두 무너뜨렸다
너에게 나에게
시간은 정말 약이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