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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변주
사마(絲麻)의 뜰을 잽싸게 지나는
관괴(菅蒯)의 부끄러움일지라도
어느 겨울처럼 시리지는 않았으리
동해 덕장에 달려 풍장이 되고서야
명태라는 놈은 새로 태어났다지만
늙은 노파의 한 줌 속으로 거두어져
메마른 부적처럼 처마 밑으로 달리면,
그래도 축복처럼 가벼워지는 일이다
가을 바람에 수직(手織) 외투를 입고
햇살 한 줌으로도 넉넉히 분칠했으나
바스락거리는 몸은 풍경처럼 울어대며
어느 겨울 고드름 눈물도 떨구곤 했느니
체념을 한번이라도 부끄러워했을까마는
누구나처럼 운명도 탓하지 않았겠느냐
정월 대보름 달빛이 눈위로 쏟아지면
새색시 손으로 내려 바람이 녹아내리고
긴 겨울 어둠도, 메마름도 씻어내린다
이 하루의 축복으로 새로 태어났으니
시린 날들은 가고 비로소 이름은 시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