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담쟁이
김숙경
벽이 험난해도 가야만 한다
거기에 나의 길이 있기 때문이다
물 한 방울 없는 가시밭길에선
가시마저도 사다리가 된다
꿈은 언제나 그저 따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손톱에 든 피멍도 내겐 꽃이다
쉼없이 서로의 삶을 동아줄로 엮어 부대끼며 일어선다
회색 벽을 허물며 오르고 또 오르면
가난한 손 서로 맞잡고 엉켜 사는 달동네
내 가난이 가장 풍요로웠던 하늘 아래 첫 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