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 소나타
-최고은 시나리오 작가의 아사 소식을 접하고
최고은 시나리오 작가가 아사로 하늘 간 소식을 듣고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녀의 모습이 너무 맑고 순수해 보일 뿐만 아니라 너무 젊고 아름다웠다. 사고사도 아니고 지금 이 시국 즉 세계 경제 11위 위상을 가진 나라에서 개인 소득 즉 GNP가 20,000불이 되는 나라에서 아사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그녀가 숨이 끊어질 때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그 고통을 만 분의 일이라도 함께 느껴보며 그녀가 천상에서 마음껏 글을 썼으면 좋겠다. 가슴이 시려온다. 사회의 냉대에 화가 난다. 왜 이렇게 장래가 유망한 작가가 굶어 죽어야만 했는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 여겨진다. 서로 정을 나누며 인연이 맺어진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며 사는 사회면 좋겠다. 시골 생활처럼 숟가락 젓가락이 몇 개인지도 알면서 서로 조그만 것도 나눠 가지며 정을 쌓으며 살아 왔던 우리 조상의 정서가 왜 이리도 그리울까 지금의 세태가 너무 각박하고 이기주의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며 무척이나 안타깝다. 나만 알고 너에 대해 관심도 없는 사회 흐름에 화가 난다. 좀 더 따뜻하게 살아가는 삶이면 좋겠다. 나보다 너를 생각하는 배려 정신이 마냥 아쉽기만 하다. 최고운 작가 그녀의 마지막 몸부림이 느껴져 같이 울고 싶고 보듬어 주고 싶고 함께 아파하며 그녀의 문학의 길에 동무가 되어 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 그녀의 문학인으로서 자존심이 그녀를 더욱 힘들게 했던 것은 아닐까. 그녀를 둘러싼 뒷이야기 그녀의 재능을 인정한 작품들도 울고 있는 듯이 느껴진다. 그녀처럼 아직도 배고픔에 울고 있는 작가들을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 이런 행정적인 것을 정부 정책에만 의존하지 말고 우리 문학인이 스스로 단합하여 좋은 정책을 수립하길 기대한다. 아울러 문학을 하는 사람들끼리 시기 질투 모함을 배제하고 화합하며 아끼고 서로 도와주는 풍토를 만들어 나가면 좋겠다.
그녀가 월세방에서 뛰쳐나와 노숙이라도 했더라면 죽음은 면하지 않았을까? 잠시 그런 생각을 했지만, 나라도 그리하지는 못하였을 것 같다. 젊은 여성이고 그리고 문학을 하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킨 그녀가 고맙기도 하다. 요즘 일부에선 몸뚱어리를 모두 내놓고 돈이면 그만이다 하는 세상에 그녀는 순수했고 아름답게 자신을 지켜 주어서 고맙지만 어떤 면에서 사방의 벽에 갇힌 인형 같다는 생각도 든다. 세상을 향해 한 번쯤 호소라도 해 보아야 했던 것은 아닌지? 주어진 환경에서 입 꼭 다물고 지나치게 소극적 삶을 산 것은 아닌지? 적극적으로 사회에 나가 호소하지 못한 점이 매우 아쉽지만 이미 물은 쏟아졌으니 되 담을 수도 없지 않은가? 물이라 말하니 정말 미안하다. 소중한 생명이 사라진 마당에 무슨 말을 해야 할런지 나 또한 한낱 힘없는 조그만 존재이기에 안타깝다. 그녀의 명복을 빌면서 그녀의 추모 시는 아니지만. 그녀와 같은 아픈 삶이 더 나오지 않도록 예방이 되고 또 그녀를 영원히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 문학인으로 자존심을 지키느라 굶어 죽는 순간까지 고통을 참고 흐트러지지 않고 문학인 답게 자신을 지킨 자존심, 그녀의 마지막 아픔을 함께 느껴보며 그녀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
그녀의 대표작을 시제로 쓴 내 시 한 편 올린다.
격정 소나타*
김숙경
"남는 밥 있으면 좀 주세요." "창피하지만, 며칠 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주세요."
침몰하는 四方은 어떤 침묵도 그대로 두지 않았다 말라 터진 입술에선
짙은 어둠의 냄새가 났다 잇속으로 지나갔던 굉음에선서로 비켜갔던 시간이 멀쩡하던 이빨을 흔들더니 존재의 빛이었던 '격정 소나타' 그 이후 붉게 물든 벽지의 꽃은 벽을 뚫고 자라기 시작했다
별빛 이불을 덮고 잠든 그대는
꿈속에서 고향집으로 돌아가
따뜻한 밥 한끼 먹고 있을까?
가시덩굴에 찢긴 상처로 인해
세상은 저처럼 냉혹했을 것이다 사각의 벽 안은 아직 아리기만한데 지금도 먼지 풀풀 나는 광야의 한복판에서
떠도는 그녀의 노래는 비로 내린다.
* 격정 소나타 : 최고은 시나리오 작가의 대표 작품명
최고은 영화감독, 시나리오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