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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시간을 이혜복 수필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소꿉친구가 동부인해서 찾아왔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이어졌다. 우리가 맞은 현실에 대해 말을 나눴고, 부모님, 고향이 품은 애증, 훌쩍 자란 아이들 얘기도 했다. 기억 속 친구와 눈앞의 그는 동일인임에도 낯설었다. 그의 눈엔 나 역시 그럴 것이다. 쓸모없이 자리 잡은 주름과 제빛 잃은 머리칼을 수긍하면서 피차 말 없는 위안을 받았다. 아침이면 석사천을 따라 좀 걷는데 40분 걸린다고 내가 말했다. 친구 내외가 놀라는 눈치다. 골목을 빠져나가는 시간도 있고 물 따라 숲 따라 걷다 보면 그 정도는 걸린다는 나에게 걸음이 너무 늦다고 했다. 단지 편하게 걸었을 뿐인데…. 빠르게 지나치며 볼 수 없던 것들을 살피게 된다. 앞만 보며 속도에 얽매이느니 소중한 것들을 놓치지 않기로 했다. 이것이 요즘을 사는 나의 자세다. 삼 년 전 수필집을 처음 내놓을 때와 부끄러움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거북이 같은 글쓰기가 묵묵히 나와 동무할 것이라 믿으며 용기를 낸다. ― <머리말>
- 차 례 -
머리말
제1부 내 이름은 클로버 그대로가 좋은 걸 여름 후유증
몰운대 닿기까지 어쩌면 그리워질 오늘 불 조절 함께 하는 올림픽 우산 아래서 꾸는 꿈 내 이름은 클로버 국수 한 그릇
제2부 비 오는 날 빨래하는 여자 「보다」에다 ㅁ을 더하니 맨드라미 좋은 이유 비 오는 날 빨래하는 여자 실처럼 바늘처럼 응시 옥수수수염 거뭇해지면 기쁘지 않은 명절 여만리 붕어는 마음도 좋더라 집 나온 길치
제3부 억새의 기억 무작정 나선 남도 나들이 춥지만은 않은 계절 터미널 풍경 2 억새의 기억 겨울 전시회 우리 삶 속 병사들 집에서만 샐 수 있다면 어리숙한 손님 횡재를 스치며
제4부 해맞이처럼 그 섬은 나를 품고 대추 서리의 변명 책 접힌 자리 젊은 올림픽 정유년 계란 대란 ‘반려’의 무게 해맞이처럼 버섯 사냥 롱패딩 유감
제5부 엄마와 시간 끊임없이 낯설어지기 엄마와 시간을 사진 생각 내 인생의 삼락 가을 장미 꽃무릇 전화 걸기 첫 손님 신입생

[2020.08.20 발행. 210쪽. 정가 5천원(전자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