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 숲의 비밀
윤준경
이 쓸쓸한 나이에 비밀 하나쯤 갖는 게무슨 큰 흉이 될까만흰 눈 속에서 지금은휴식의 숨을 고르고 있을 그대푸른 입을 열어내 작은 몸을 받아들일 때천지는 회색에 잠겨 고요한데알아들을 수 없는 축복의 방언이수 수 수 온 산을 흔들었지나는 어느 신선의 딸이 되어몸은 둥둥 구름 위로 떠올라그대의 부드러운 숨결 옆에남은 생의 살림을 차리고 싶었지인생의 황홀한 순간이 어디 오래 간 적 있던가마침내 선잠을 깬 산새와 다람쥐와더듬이 긴 벌레들마저 우리를 반길 때날이 밝기 전에 나는 떠나야 했어산 향기 촉촉이 묻은 그대의 손을 놓고지금도 조끔씩 꺼내보는
가리왕산 숲의 비밀, 아무도 모르지가리왕산이 가려준그대와 나의 은밀한 사랑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