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무게로 우물을 판다
김숙경
그리움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그리움이 깊을수록 목은 더 타들어 가고
그 무게에 눌려 가슴앓이 한다.우물을 파서 목을 적셔도 끊임없이 목마르다
동네 어귀에 도르래가 달린 깊은 우물이 있었다 한쪽 두레박에 물을 길어 올리면
다른 쪽 두레박이 우물로 내려가깊고 맑은 물을 연속적으로 퍼 올린다그리움도 잠시 목을 적시면 다시 타오르고또 적시고 반복되는 삶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듯,
그렇게 세월은 그리움으로 익어간다.
언젠가 하늘에서 지상에 두레박을 보내면
그리움은
그 두레박 타고 가벼워질 수 있을까
청잣빛 하늘에
푸르고 깊은 그리움의 무게로 우물을 판다.